❺ 그래픽숍 광철의 서가
* 그래픽숍 대표 도서+광철이 만든 책
1. Tokyo Style
츠즈키 쿄이치, 치쿠마 쇼보, 2003
저자는 일본의 잡지 편집자 출신 츠즈키 쿄이치. 2017년 "손가락만 있으면 책을 만들 수 있다"라는 주장을 담은 저서 『권외 편집자』란 책이 한국에 번역된 적이 있고 남성 잡지
20여 년 전쯤, 우연히 이 책을 보자마자 매료됐고, 지금도 아무 데나 펼치면 술이 덜 깬, 헝클어진 머리의 애들이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은 공기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래픽숍이란 독립·예술 서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 책이 없으면 허전해서 용납이 안 된다. 항상 4~5권 보유하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 의외로 잘 팔리니까.
2. 탐방다방-다방의 매혹과 디자인
홍윤주, 프로파간다, 2024
프로파간다와 함께하는 거의 유일한 저자 홍윤주의 두 번째 도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사교의 공간, 다방을 공간학적으로 탐방한 책이다. 온라인 서점의 책 소개가 사실상 이 책의 전부다. “유구한 세월 동안 한국인의 만남의 장소였던 다방은 디자인 문화가 반영·축적된 공간이다. 70~ 90년대 스타일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다방을 공간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다방의 매혹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한 책이다.”
서울의 을지다방, 대구의 미도다방 등 업계의 유명한 곳부터 군산 학다방 같은 이름 없는 동네 다방에 이르기까지 전국 50곳의 다방을 5년여에 걸쳐 찾아다닌 기록이다. 이 책의 묘미는 다방이라는 공간을 이루는 요소들, 즉 이름, 간판, 계단, 소파, 찻잔, 주방, 액자, 주방, 메뉴 같은 것들을 아카이브 방법론으로 집적해 서민들의 삶 흔적이 켜켜이 쌓인 생활사의 단면을 말없이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 책을 접하면 다방이 다시 보인다.
3.4. 레코드 레터링 & 타이포그래피의 제목들
편집부, 프로파간다, 2026
프로파간다 출판사가 2026년 들어, 진(zine)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는 아카이브 도서. 각각 1960년~ 1990년 음악 앨범의 ‘특별한’ 글자들과 역대 한국영화의 기억할 만한 타이틀 레터링 88개를 발굴, 소개한 책이다. 표면적으론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전문 도서 같지만, 시효가 한참 지났음에도 여전히 고고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글자의 모습을 초상 사진처럼 포착한 대중문화 도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들 책의 의미는 개별 글자들의 개성과 아우라가 전해주는 정취와 영감을 살짝 넘어선다. 이들 이미지 세트 전체는 이 시기를 살아온 세대의 기억을 간직한 오브제로서 한국 시각문화 연대기의 한 조각일 수 있다.
‘진’은 상업출판의 기준에 제약받지 않는 독립 출판물로 소규모, 비주류, 비공식을 정체성으로 한다. 인디고 인쇄 및 스프링 제본으로 극소량 제작된 이 책들은 온라인 서점 유통에 필요한 ISBN이 부재하므로 일부 독립 서점 및 북페어에서만 잠시 유통된다. 눈에 보일 때 겟 해라. 다음 기회는 보장 못 한다.
5. 종이는 아름답다
편집부, 프로파간다, 2022
‘그래픽 디자이너, 출판 편집자, 독립출판가를 위한 종이 & 인쇄 가이드’란 부제를 단 이 책의 목표는 출판물 제작 실무에서 제작의 의도를 어떻게 종이라는 재료를 통해 관철할 것인지, 예시와 인터뷰를 통해 거듭 강조하는 데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종이와 인쇄의 기술적인 것보다는 심미적이고 미학적인 면들에 초점을 두고, 기존의 일률적인 고정 관념들(예를 들어 ‘아트지는 저렴해 보인다’, ‘뒤비침은 가독성을 저해한다’)을 교정하는 것이다. 책엔 그래픽 디자이너 40인의 종이와 인쇄에 관한 짧은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 이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 태도, 취향이 드러나는 이 텍스트들은 본문의 사전식 서술을 보완하는 래퍼런스로 참조할 만하다.
『종이는 아름답다』는 인쇄물 제작 관련자들을 위한 업계 전문 서적에 속하지만, 독립출판을 위시해 출판의 지평이 넓어지면서 이 분야 교양 도서처럼 읽히고 있다. 당신의 종이, 인쇄에 대한 시각을 조금 넓혀줄 프로파간다 유일의(?) 스테디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