❹ 마리서사 현주의 서가
* 현주가 군산에서 책방을 하면서 만난 특별한 책
1. 적산가옥의 유령-군산특별판
조예은, 현대문학, 2024
『적산가옥의 유령』은 2024년 7월 초, 편집 단계에서 가제본 상태로 책방에 도착했다. 마리서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히로쓰 가옥, 월명터널, 수산시장이 등장하는 이 책을 새벽까지 질주하듯 읽었다. 책을 읽고 난 뒤에 나의 일상 공간들이 서사의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감동과 기쁨은 군산 특별판 제작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군산 특별판’을 위해 군산에 방문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군산에서 나고 자란 조예은 작가가 군산의 적산가옥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쓴 『적산가옥의 유령-군산 특별판』! 이 책은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2. 군산초단편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은미 외, 프로파간다
마리서사에서 기획하고 군산의 책방들이 상금을 모아 군산초단편문학상 공모전을 개최하고, 수상작을 출간했다. 1회(2023년) 공모전에는 2,719편이, 2회(2024년)에는 2,123편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3회는 재정을 마련하지 못하여 개최하지 못했다. 공모전을 운영하는 2년 동안 많은 분들에게 과분한 응원을 받았다. 군산에서, 전국에서, 해외에서 군산초단편문학상에 보내온 뜨거운 관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상작품집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3. 로컬의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남해의봄날, 2018
1990년 무렵, 나는 『오래된 미래』에 등장하는 라닥에 한 달 남짓 머물렀다. 라닥은 나무가 자라지 않아 새들도 땅 위에 둥지를 트는 곳이다. 이토록 척박한 환경에서 먹거리를 생산하고 보존하는 라다키들의 삶은 지혜로 가득 차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오래된 미래>를 읽으며, 환경과 개발에 대한 이 책의 제안에 공감하게 되었고, 이 공감은 내 삶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로컬의 미래』는 책방을 운영하던 중에 출간되었다. 나는 이 책을 라다키의 마음으로 읽었다. 그리고 군산이 살고 싶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기준으로 생각을 펼쳐 나간다.
4. 우리는 거주하지 않는다
강형철 외, 길갓집, 2026
이 책의 공동 저자 중 강형철 시인과 류보선 교수는 마리서사를 가장 환대해 준 분들이다. 강형철 시인은 군산이 고향이지만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마치고 군산으로 돌아왔다. 류보선 교수는 군산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군산에 거주하게 되었다. 마리서사에서 기획한 문학 프로젝트에는 늘 이 두 저자가 함께했다. 그러나 군산에 대한 깊은 마음은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군산으로 돌아오고, 누군가는 잠시 머무르며 또 누군가는 떠남을 꿈꾸며 군산에 머문다. 이 책은 군산에 머무는 이들의 이야기다.
5. 진짜 공간-군산 골목길 탐사 여행
홍윤주, 프로파간다
격자형 도로를 따라 혼자서 배회하기 좋은 도시 군산! 그 배회마저 시들해질 무렵 이 책을 만났다. 저자 홍윤주는 군산의 고유한 경관을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개입’한 흔적에 주목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건물, 대문, 맨홀, 골목 풍경이 가득하고 인물은 단 한 컷도 나오지 않지만, 행간에는 군산 사람들의 모습이 퇴적층처럼 쌓여 있다.